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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관계중독

가야트리샥티 2012. 6. 4. 17:07
국민일보/ 2001.03.29.
[주부건강학] 관계중독…특정인과의 관계에 병적으로 집착

남편과의 사이가 썩 좋지 않은 김모씨(45…서울 홍제동)는 아이들 일이라면 열 일 젖히고 매달린다.동창모임중 남편이 귀가했다는 전화를 받고도 별다른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다가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아이의 전화에 안절부절 못할 정도다.그녀에겐 아이가 여생의 전부인 셈이다.

둘째딸로 자란 이모씨(43·서울 구기동).결혼 전엔 단짝으로 지내던 직장 선배 언니의 일거수 일투족에 일희일비했다.하루라도 얼굴을 보지 않으면 허전했고,다른 동료한테 빼앗기지 않을까 불안했기 때문.결혼 후엔 남편이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기억 못하면 ‘내가 왜 사나’라는 생각이 마음을 흔든다.

‘내’삶의 의미를 ‘너’에서만 찾는 주부들이 많다.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김인 교수는 “누구나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쏟을 목표와 대상을 갖고 있지만 이들은 특정인과의 ‘관계’에만 병적으로 몰두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관계중독’이라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이들에겐 ‘나’는 없고 ‘너와 함께 있는 나’만 존재한다.끊임없이 친밀한 관계를 맺을 누군가를 찾는다는 점에서 중독이랄 수 있다.

이들은 친밀한 누군가가 없으면 불안하고,그에게만 ‘촉각’을 세워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도 쉽게 상처를 입는다.이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시달리며 결국 남에게도 불편을 준다.심한 경우 정신질환의 초기단계인 ‘의존성 인격장애’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대상이 된다.

김교수는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을 ‘또 다른 나’로 여겨 ‘경계’를 긋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 바로 관계중독”이라고 풀이했다.

다시 말해 나와 너의 구분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이들에게는 부모의 과잉보호로 독립성이 없거나,학대를 받으며 자라 자존감이 낮아 자아정체감이 형성되지 못해 ‘진정한 나’가 없다.

이같은 관계중독 성향이 문제가 되는 것은 ‘나’보다는 ‘너’와의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기 때문에 ‘내’ 삶의 가치나 행복이 ‘남’에 의해 심하게 흔들리게 된다는 사실.게다가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면 충동적으로 자학적인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특히 남편이나 자녀로부터만 삶의 의미를 찾는 주부는 그들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면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시달리고 남도 괴롭히게 된다.극히 일부지만 위기상황에서 ‘자식은 나의 것’이라고 판단해 동반자살하거나 애인의 변심에 ‘네가 없다면 나도 더 이상 없다’며 자살하는 일도 그릇된 관계중독의 한 형태다.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정신과 최영희 교수는 “가족이라도 적절한 경계를 긋지 못하면 결국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치료의 첫걸음은 원인을 ‘한 걸음 떨어져’ 살펴보는 일.이것만으로도 ‘인지 및 행동수정 치료’가 될 수 있다.

최교수는 ‘내’ 삶의 의미를 ‘너’에게서만 찾게된 관계중독의 원인을 먼저 찾고 나와 남 사이에 경계선을 그으며,남편이나 자녀들을 위한 일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일을 적극 찾도록 노력해야 병적인 관계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기수기자
출처 : 두나미스치유상담원
글쓴이 : 한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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