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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콧 니어링이 살던 집

가야트리샥티 2013. 5. 13. 14:21

두 번째 목적지는 우리나라에서 번역되어 전원생활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 '조화로운 삶'의 저자인 헬렌과 스콧 니어링이 살던 집입니다.

 

출국 전에 홈페이지에서 주소를 찾아 위치를 확인하고 떠났지만 내비게이션에는

주소가 표시되지 않고 근처 도로명만 표시됩니다. 근처 가서 찾으면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출발하는데 목적지 주변까지 5-6시간 소요된다는 안내가 나옵니다.

 

월든 호수를 돌아본 다음 날이 마침 1년에 한번 있는 보스톤 마라톤이

실시되는 날이라 아침부터 뉴스가 온통 도로 통제 소식과 날씨 이야기입니다.

 

간단한 아침 식사 후 도심을 통하지 않고 외곽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향하였습니다.

 

미국의 고속도로를 여행하다 보면 주 경계를 넘어선 곳에 대개 여행자

안내 센터가 개설되어 지도는 물론이고 여러가지 지역 정보를 구하기 쉽습니다.

 

미국 최북단의 메인주에 들어서 여행자 센터에 들렀습니다.

 

넓은 미국 전역에 사막이나 초원 같은 불모지도 많지만 사람 사는 주변에는 숲이 울창합니다.

이곳도 울창한 소나무숲 속에 건물이 자리합니다. 

 

건물 반대편에도 주차장이 있고 뒤쪽으로도 입구가 있습니다.

 

내부에는 많은 자료가 진열되어 있고 몇 사람이 홀 중앙의 카운터

안에 있기도 하고 아니면 홀 안을 돌아다니며 여행객들의 물음에 답하곤 합니다.

 

대개 은퇴한 노인들로 보이는데 봉사활동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중 한 분을 찾아 내가 가려는 니어링 유적에 관하여 물으니 전혀 모르는 눈치입니다.

 

준비한 주소를 보여주니 지도를 펴 놓고 부근까지 가는 길을 자세히 일러줍니다.

'Good Life Center'라는 내가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에 관하여는 전혀 아는 바가 없어 보였습니다. 

 

여행 안내소를 나와 대서양 해안을 따라 계속 북상합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지방도에 들어서니 여름철 해양 관광지임을 보여주듯이 다양한 숙박 시설들이

보이고 낚시 안내며 해양레포츠를 소개하는 간판들이 보이는가 하면 각종 캠프장 안내들이 보이고

바다가재의 주산지답게 커다란 바다가재를 그린 간판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해상 관광지를 벗어나니 한적한 시골길이 이어집니다. 미국 개척 초기와 독립전쟁 시절의

유적으로 보이는 요새를 옆으로 계속 진행하여 목적지 가까운 동네의

시골 주유소에서 피자 한 조각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나서 주인에게 또 길을 물었습니다.

 

여전히 스콧 니어링이 누구인지 'Good Life Center'가 어디인지 전혀 아는 바 없습니다.

다만 지도를 펴 놓고 목적지 주변의 접근로를 찾아 주는데 한 두 시간 안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연속되는 시골길 교차로 부근에서 얼핏 센터 안내 표시를 본 것 같은데

내비게시션의 안내는 끝나고 인적이 없어 길을 물을 곳도 없습니다.

 

비포장 숲길이 나타나고 길 중간에 트럭이 한 대 서 있고 그 옆에 승용차가 한 대 나란히 서 있어 승용차의

여인과 트럭 운전사가 길을 가로 막고 이야기하고 있다가 나를 보고 한 옆으로 비키기에 길을 물으러 접근하니

여인이 나에게 사유지를 침범하였다며 경찰을 부르기 전에 빨리 나가라며 호통을 칩니다.

 

당황하여 이 근방의 Good Life Center를 찾아 왔는데 길을 잘못 들은 것 같다며 그러면 되돌아나가랴고

물으니 자신은 그런 곳은 알지 못하고 돌아나가는 길이 자신의 땅이니 앞으로 빨리 지나가랍니다.

 

당황하여 급히 앞으로 더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오면서 표지판이 하나 보입니다.

표지판 오른쪽 구석에 표시된 'PVT'라는 표시가 사유도로 표지입니다.

 

이 길과 교차되는 Harborside Road가 니어링의 집 주소가 있는 도로입니다.  

 

갈림길을 지나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니 길 옆에 우편함이 보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입니다.

 

센터 입구 작은 주차장 입구에 엉성한 나무 판자에 새겨진 환영한다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니어링이 직접 지은 것인지 그 후에 복원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돌로 지은 집이 보이고

 

그 한 쪽 벽에 니어링의 농장(FOREST FARM) 현판과  여러가지 메모가 붙어 있는 게시판이 붙어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는 니어링의 생활을 체험하는 단기 프로그램이 실시된다고 하던데 안내하는 사람도

지나다니는 사람도 하나 없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월요일이었는데 휴무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니어링의 집 앞에서 길 건너로 바다가 보입니다. 썰물 때라서 인지 해안의 모래와 자갈밭이 조금 보입니다.

 

 

뒤로 돌아갔다가는 사유지라며 호통 치는 여자와 마주칠 것 같고 앞으로

나가자니 방향을 몰라 방황하는 사이 산책 나온 영감 둘을 만났습니다.

 

오는 길에 만난 여자에게서 혼난 일과 큰길까지 나가는 길을 물으니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하여

약도를 그려가며 자세히 일러줍니다. 내가 들어온 길은 작은 섬의 순환도로인데 중간에

사설도로가 있기도 하다며 계속 진행하면 내가 들어온 길을 다시 만날 것이랍니다. 

 

한참을 더 나아가니 영감들이 말한 대로 내가 지나간 세 갈래 길이 나옵니다.

내가 카메라들고 서 있는 위치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나왔는데 차가 서 있는

정면 방향이 내가 들어온 길이고 그리 나가면 육지로 연결되어 큰길로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최북단에 자리한 메인주에서도 오지인 바닷가 촌구석에 직접 돌로 지은 집에 살면서 손수

땅을 일구어 먹거리를 해결하고 우편이나 통신등에 필요한 기타 소소한 비용은 단풍나무 시럽을 생산

판매하여 충당하는 등 자연 친화적인 삶을 백년 넘게 살다 간 스콧 니어링의 발자취를 찾아 멀리도 왔습니다.

 

허둥대느라 자세히 둘러보지는 못하였으나 백살 되는 생일을 지나고 며칠 후 이만큼 살았으면 그만 살아도

한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는 니어링이 살며 거닐던 곳을 직접 돌아본 뜻 깊은 나들이였습니다.

출처 : 德 岩 山 房
글쓴이 : 덕바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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