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등불에게 꽃을 바치는 전생의 석가모니
석가모니가 전생에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을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연등불(燃燈佛)이 오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유동(儒童, 당시의 석가여래의 이름)은 모든 것을 버리고 연등불이 오시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연등불에게 무엇을 공양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한 처녀가 손에 꽃을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유동은 그 처녀에게, 연등불을 바치고 싶으니 그 꽃을 자기에게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그랬더니 처녀는 꽃을 주는 대가로 내세에는 자신을 부인으로 맞이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유동은 기꺼이 승락하고, 그 꽃을 받아 처녀와 함께 연등불 앞에 나아가서 오화(五華) 연꽃을 연등불에게 바치고 절을 하였다.
그리하여 내세에는 부처가 되리라는 구체적인 수기(授記)를 받았다.
2. 성도(成道)를 방해하는 마왕
태자는 보리수 나무 밑에 앉아서 내심(內心)의 깊은 성찰에 몰두하여 모든 것이 연기(緣起) 한다는 도리를 관찰하였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조건에 의해서 생성된다는 것인데, 이 절대적인 진리가 연기의 법칙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려는 순간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온 세상이 기뻐하고 경축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마왕 파순(波旬: Mara papiya)만은 태자이 성도를 방해하기 위해서 태자의 정신을 산란하게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의 수하의 마군(魔軍)을 태자가 수행하고 있는 보리수 밑으로 보내어 태자를 공격하도록 했다. 그러나 태자는 태산반석과 같은 태도로 끄덕도 하지 않고 마군을 물리쳤다. 일차 방해 공작에 실패한 파순은 이번에는 부하들을 아름다운 여인으로 둔갑시켜 태자 곁으로 보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온갖 교태로 태자의 성도를 방해하게 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도 역시 실패하고, 태자는 드디어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이루고 성불하였다. 그리하여 영원한 인류의 스승이 되었다.
3. 물병을 움직이려는 마군(摩軍)
보리수 밑에 정좌한 태자는 도를 깨치기 전에는 결코 이 자리를 뜨지 않으리라는 굳은 결심을 하였다.
그리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이제 성도(成道)할 시기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다. 이것을 안 마군들은 태자의 성도를 방해하려고 태자 곁에 몰려 들어 온갖 못된 짓을 행하였다. 그러나 태자의 수행을 중지시킬 수는 없었다.
태자는 작은 물병 하나를 무릎 앞에 세워 놓고 미친 듯이 날뛰는 마군들에게 말하였다. " 이 물병을 움직여 보아라. 만일 너희들이 이 물병을 움직일 수 있다면 너희들의 뜻에 따라 성도를 포기할 것이고, 만일 움직이지 못한다면 너희들은 내 뜻에 따라 즉시 물러가서 다시는 내 수도를 방해하지 말라." 마군은 그까짓 물병 하나쯤이야 하면서 서로 달려들어 손으로 잡고 움직이려 했으나 물병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물병에 밧줄을 걸고 수많은 마군이 일제히당겨 보았으나 물병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제서야 겁을 잡아먹은 마군은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더니 도망쳐 버렸다.
4. 석가모니에게 흙을 공양한 아이
석가모니가 기원정사에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제자들과 성 안을 돌아다녔다.
도중에 길가에서 소꿉장난을 하는 두 아이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나뭇잎으로 반찬도 만들고 흙으로 밥도 지으며 놀던 아이들은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그들 곁에 누가 오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두 아이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석가모니가 옆에 와서 그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웃고 있었다. 아이들은 황급히 석가모니에게 절을 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소꿉장난으로 지은 모래 밥과 나뭇잎 반찬을 석가모니에게 바쳤다. 석가모니는 웃으면서 그들이 바치는 모래 밥과 나뭇잎 반찬을 기꺼이 받았다.
한 아이는 그 공덕으로 나중에 왕이 되었고, 또 다른 아이는 후일에 유명한 장군이 되었다고 한다.
5. 난타(難陀)의 출가
석가모니에게는 배다른 동생이 있었다. 난타(Nanda)라는 이름의 그 동생은 가비라성의 왕자였으며 착하고 온순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손타라'하는 아주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는데 난타는 아내를 무척 사랑해서 늘 아내 곁에 있기 만을 좋아했다.
석가모니가 출가해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라고 아무리 권해도 난타는 아내가 그리워서 출가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석가모니는 난타를 데리고 극락세계로 갔다.
그리하여 극락세계의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행복한 삶을 일일이 구경 시켰다.
그리고 지옥에도 데려가서 지옥에서 고통 받는 많은 죄인들의 처참한 모습도 구경 시켰다. 다시 사바세계로 돌아온 석가모니는 난타에게 출가해서 도를 닦으면 극락에 태어나서 영원한 복락을 누리게 되고, 출가하지 않고 죄를 지으면 지옥에 떨어져서 무한 겁 동안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친절히 일깨워 주었다. 그리하여 난타는 깨달음을 얻고 출가하게 되었다.
6.머리카락을 잘라 공양한 여인
석가모니가 사위국 기원정사에서 설법을 하고 있을 때였다.
많은 사람들이 석가모니의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다투어 석가모니 앞에 나아가 여러 가지 귀한 물건을 공양했다.
그때 쇼우군성 밖에 '마리카'라고 하는 한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마음씨가 무척 착해서 불쌍한 사람을 보면 자비심을 발휘하여 무엇이든 자기가 가진 것으로 모두 도와 주었다.
그래서 마리카는 항상 가난하고 궁핍하게 살고 있었으니 한번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았다.
어느 날 마리카는 석가모니가 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석가모니께 공양할 만한 물건이 없었다. 그래서 마리카는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잘라서 팔았다. 그리고 그 돈으로 공양할 물건들을 사서 정성껏 갖추어 석가모니 앞에 바쳤다. 이것을 본 석가모니는 "정성 없이 바치는 풍부한 물질보다 마리카가 바치는 정성스런 공양이 더욱 빛난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마리카는 이 공덕으로 다음에 쇼우군 대왕의 왕비로 태어나서 행복하고 부유한 일생을 살게 되었다.
7. 선혜 동자(善慧童子)와 구리 천녀(拘利天女)
아득히 먼 과거의 일이다.
세상에 연등불이 오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상 사람들은 다투어 연등불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석가모니의 전생인 선혜 동자도 연등불에게 바칠 연꽃을 구하려고 사방으로 수소문했으나 연꽃은 이미 다른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 버리고 남아 있는 것이 한 송이도 없었다.
늦기 전에 꼭 연꽃을 구해야 하는 선혜동자는 울상이 되어 사방으로 꽃을 찾아 뛰어다녔다.
그런데 우연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연화(靑蓮花) 일곱 송이를 가진 구리 천녀라는 여인을 길가에서 만났다. 동자는 뛸 듯이 기뻤다. 그래서 동자는 천녀에게 자기가 가진 전재산인 은전 500냥을 줄 터이니 그 연꽃을 자기에게 팔라고 말하였다.
천녀는 선혜 동자의 말을 듣고 그렇게 많은 돈을 주고 이 꽃을 사서 무엇을 하려 하는가 하고 물었다.
동자는 꽃을 연등불에게 바치고 연등불로부터 내세에 성불할 수기를 받기 위해서라고 대답하였다.
또 자기 일신의 안락을 위해서가 아니고 고통에서 허덕이는 많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성불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구리 천녀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동자를 바라보고 있다가 조용히 말하였다.
" 나는 이 꽃을 그대에게 그냥 드리겠읍니다. 그런데 내게도 한 가지 소원이 있읍니다. 내 소원은 다름이 아니라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동자께서 나와 결혼해 주시면 좋겠읍니다."
그러나 동자는, "나는 이미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는 몸이므로 지금 당장 결혼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하지만 만일 내세에서 만나 결혼을 한다 해도 다시 수행을 위해 출가할 때는 언제라도 헤어질 수 있다는 조건이라면 구리 천녀의요구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이미 선혜 동자에게 반해 버린 구리 천녀는 그에 따르겠다고 하면서 일곱 송이의 꽃을 동자에게 주었다.
그리고 다섯 송이는 선혜 동자의 뜻에 따라 쓰고 두 송이는 자기의 사랑을 위해 바쳐 달라고 말하였다.
선혜 동자는 꽃을 받아 나는 듯이 뛰어서 연등불에게 달려갔다.
그 후 몇 겁의 세월이 흘렀다.
선혜 동자는 이 세상에 싯달다 태자로 태어나서 도를 이루어 부처가 되었고, 구리 천녀는 아쇼다라 공주로 태어나서 태자의 비가 되었다 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 만나 결혼은 했으나 전생에서 맺은 약속대로 태자가 성불하자 서로 부부의 인연을 끊어 버렸다고 한다.
8. 관 밖으로 나온 석가모니의 두 발
지금으로부터 약 2500여 년 전, 석가모니는 여러 제자들을 데리고 구시니가라성
밖의 무성한 사라수숲으로 천천히 발길을 옮겼다.
발길을 옮기면서도 계속 주위를 살피며 무엇인가 찾는 듯,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듯
마음이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이제 멀지 않아 이 사바 세계에서의 모든 인연을 끊고 영원하고 완전한 해탈의 길을 얻는 무여열반(無餘涅槃)의 길에 오를 때가 바로 눈 앞에 다가왔는데도 기다리던 제자 가섭 존자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석가모니는 마침 포교 활동을 하러 먼 곳에 가 있던 10대 제자 중의 한 사람인 가섭 존자와 마지막 작별을 고하고자 그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끝내 기다리던 가섭 존자는 오지 않았고, 석가모니는 아쉬움을 안은 채 열반에 들었다.
슬픔에 잠긴 여러 제자들은 당시의 장례법에 따라 석가모니를 관 속에 안치하고 화장을 하려고 관을 불 위에 올려 놓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관은
불에 타지 않았고 불은 모두 꺼져 버리고 말았으며, 관을 옮기려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뒤늦게 멀리서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었다는 말을 듣고 허둥지둥 달려온 가섭 존자는 석가모니의 관을 붙들고 한없이
울었다. 그러나 갑자기 관에 구멍이 뚫리고 석가모니의 두 발이 관 밖으로 불쑥 나와 가섭존자를 맞이하였다. 가섭 존자는 석가모니의 두 발에 얼굴을 비비며 두 발을 가슴에 안고 통곡하였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석가모니의 마음과 가섭 존자의 마음이 이어져서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슬픈 이별의 정을 나누게 되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관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 후에는 아무 일 없이 장례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석가모니는 가섭존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
9. 흰 뼈와 검은 뼈
석가모니는 여러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풀이 무성한 산속에서 땅
에 흩어진 사람의 뼈 한 무더기를 발견하고는 정중히 엎드려 절을 하였다.
그때 곁애 있던 제자 아란이 이를 보고 이상하게 여기며 석가모니에게 물었다.
" 세존님, 세존님께서는 삼계(三界)의 도사요, 사생(四生)의 자부이신데 어찌하여 그런해골바가지에게 절을 하십니까?"
" 아란이여, 네가 출가하여 나를 따른 지 이미 오래인데 어찌하여 아직도 이런 도리를 모르느냐? 저 해골이 전날 내 부모 형제가 아니고 누구이겠는가? 지금 이 속에는 옛날 나의 아버지의 뼈와 어머니의 뼈가 섞여 있구나."
" 무엇을 보시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뼈를 구별하십니까?"
"어머니의 뼈는 검고 가볍고 아버지의 뼈는 희고 무겁다. 어머니는 한 번 자식을 낳을 때마다 서 말 석 되의 피를 흘리고, 그 자식을 기르는데 여덟 섬 네 말의 젖을 먹이는 까닭이며, 수태로부터 생육에 이르기까지 뼈를 깍는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네 가지 은혜가 있으나 부모님의 은혜보다 더 중한 것은 없다.
석가모니는 말을 마치고 흩어진 뼈를 한곳에 모아 고이 땅에 묻어 주었다.
부모님의 은혜와 사랑을 일깨워 주기 위하여 석가모니는 그 많은 제자들 앞에서 손을 모으고 뜻을 거두어 해골더미에 공손히 절을 하였던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사람의 삶이란 일생 일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중중무변법계연기(重重無邊法界緣起)의 도리가 항상 우리가 사는 법계(法界)에 충만해 있는 것이다.
10. 설산 동자(雪山童子)의 구법(求法)
설산 동자는 설산 대사(雪山大士)라고도 하는데, 석가모니가 아득한 과거의 세상에서 보살인행(菩薩因行) 할 때 눈 쌓인 산에서 수행하던 시절의 이름이다.
설산 동자는 오로지 해탈의 도를 구하기 위해서 가족도 부귀영화도 모두 버리고 설산에서 고행을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제석천(帝釋天)은 설산 동자의 이와 같은 구도의 뜻을 시험해 보려고 아주 무서운 살인귀인 나찰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하늘 나라에서 설산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설산동자에게 가까이 가서 지난날에 석가모니가 설법한 게송(偈訟)을 가운데 "제행무상(諸行無常)하니 시생멸법(是生滅法)이라."는게문(偈文) 의 반만 읊어 주었다.
이 게송을 들은 설산 동자의 마음은 비길 데 없이 기쁘고 환희로웠으며 깨달음의 등불이 바로 눈앞에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 지금 게송을 설한 분은 누구십니까?" 고행을 하던 설산동자는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살펴봤다.
그러나 거기에는 무서운 나찰 이외에는 다른 사람이라고는아무도 없었다.
설산 동자는 나찰에게 물었다."지금 게송의 반을 읊은 자가 바로 그대인가?" "그렇다." "그대는 어디서 과거 석가모니께서 설하신 게문을 들었는가? 나에게 그 나머지 반도 마저 들려 주기 바란다. 만일 나를 위해서 게송의 전부를 들려 준다면 평생 그대의 제자가 되리다."
"그대 바라문이여! 그렇게 물어봐도 아무 소용이 없단다. 나는 벌써 며칠이나 굶어 허기에 지쳐서 말할 기력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대가 먹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묻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단지 사람들을 무섭게 할 뿐이니까." "여기에는 너와 나밖에 없으니 어서 말해 보아라."
"정 그렇다면 말하지. 내가 먹는 것은 오직 사람의 살이고, 마시는 것은 사람의 피다."
설산 동자는 한참동안 생각하였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좋다. 그렇다면 그 뒤의 나머지 게송을 마저 들려다오. 그 반을 듣기만 한다면 나는 이 몸뚱이를 기꺼이 그대의 먹이로 바치리라." "어리석도다. 그대는 겨우 여덟 글자의 게송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려 하는가?"
"참말로 그대는 무지하구나! 옹기 그릇을 깨고 금 그릇을 얻는다면 누구라도 기꺼이 옹기 그릇을 깰 것이다.
무상한 이 몸을 버리고 금강신(金剛身)을 얻으려는 것이니 게송의 나머지 반을 들어서 깨달음을 얻는다면 아무런 후회도 미련도 없다. 어서 나머지 게송이나 들려다오."
나찰은 지그시 눈을 감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나머지 게문을 읊었다.
"생멸멸이(生滅滅已)이면 적멸위락(寂滅爲樂)이니라."
나머지 게문을 읊은 나찰은 지체 없이 설산 동자의 몸을 요구하였다.
이미 죽음을 각오한 설산 동자는 죽음이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대로 죽으면 세상 사람들이 이 귀중한 진리를 알 수 없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 생멸멸이(生滅滅已) 적멸위락(寂滅爲樂)"
이라는 게송을 세상 사람들에게 남기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바위나 돌, 나무, 길 등에 이 게송을 많이 써 두었다. 그리고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가서 나찰이 있는 곳을 향해 허공으로 몸을 던졌다. 그러니 설산 동자의 몸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나찰은 다시 제석천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커다란 손으로 설산 동자를 받아 땅 위에 고이 내려놓았다. 그리하여 제석천을 비롯하여 모든 천상의 사람들은 설산 동자 발 아래에 엎드려 찬미하였다.
제행무상(諸行無常) ....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엇이든 한결 같음이 없도다.
시샐멸법(是生滅法).... 이것이 바로 생멸하는 우주 만물 속에 내재해 있는 진정한 법칙이다.
생멸멸이(生滅滅已).... 그러므로 생하고 멸하는 것마저 이미 멸해 버린다면
적멸위락(寂滅爲樂).... 고요하고 고요한 진정한 열반의 즐거움을 얻게 되리라.
11. 천민을 제도하는 석가모니
석가모니가 설법을 하러 지나다가 하루는 아난 존자와 함께 작은 마을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때 인분통을 메고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니이다'라는 천민중의 천민에 속하는 사람으로 몸에서는 냄새가 나고 옷은 남루하였으며 얼굴에는 때가 꼬질꼬질 끼어 있었다.
그는 석가모니를 보자 더러운 냄새를 풍기지 않으려고 급히 다른 곳으로 피하려 했다.
석가모니가 니이다 곁으로 다가가자 니이다는 당황한 나머지 인분통을 엎어서 뒤집어 썼다.
석가모니는 인분을 뒤집어쓴 그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말하였다.
"어서 일어나라. 니이다여. 함께 강물에 가서 손을 씻자꾸나."
"저처럼 천한 사람이 어찌 감히 함께 가겠읍니까?" 하고 니이다는 사양했다.
"염려 마라. 니이다여. 모든 사람은 귀하고 천한 것이 없고 모두 평등하며 하나이니라."
석가모니는 아난과 함께 니이다를 강물에 데리고 가서 깨끗이 씻어 주고 기원정사로 데리고 갔다.
불교의 일미평등(一味平等) 사상은 누구에게나 차별을 두지 않는데 있다.
그 후 니이다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받고 출가하여 훌륭한 제자가 되었다.
12. 수자타에게서 우유 공양을 받는 태자
태자는 눈 쌓인 산속에서 6년간이나 도를 이루기 위해 고행을 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 그 동안의 수행에 대해서 문득 회의가 생겼다.
'육체를 의식적으로 괴롭힌다는 것은 도리어 육체에 그만큼 집착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육체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차라리 마음을 고요히 바르게 가누는 데에 힘씀으로써 자연스러운 육체의 정화도 가능한 것이 아닌가?'
태자는 단식을 그만두기로 했다. 곧 고행도 중지하였다.
그리고 너무나도 더러워진 몸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나이란자나강으로 내려가서 몸을 씻었다.
목욕을 마치고 강가에서 지친 몸을 잠시 쉬고 있을 때 마침 양을 치는 수자타라는 처녀가 이곳을 지나다가 몹시 지쳐 있는 수행자, 즉 태자를 발견하고 정성스럽게 우유죽을 공양하니 오랜 단식 후에 마시는 우유는 단순한 우유 그 이상이었다. 천상에나 있다는 감로(甘露)가 이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감미로운 것이었다. 그 한 그릇의 우유로 그는 기운을 얻었다.
13, 석가모니와 조마사(調馬師)
어느 날 석가모니가 길을 가다가 야생마를 잘 길들이는 조마사를 만났다.이 때 석가모니는 제자들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씀을 하셨다.
"야생마도 여러 가지 성품이 있어서, 어떤 말은 쉽게 길들여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말은 아무리 애를 써도 길들여 지지 않는 말도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쉽게 교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무지 교화 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다음과 같은 중생은 길들여 지지 않는 야생마처럼 제도할 수 없는 중생들이다. 첫째가 원을 세우지 않는 중생들이고 둘째는 인연이 없는 중생들이다.
14, 중생을 제도하는 석가모니
호화로운 궁중 생활을 버리고 한낱 걸식의 사문(沙門)이 되었던 고타마가 오랜 수행 끝에 드디어 성도(成道)하여 부처가 되었다.
그리하여 보리수 아래에 앉은 재 형언할수 없는 기쁨에 잠겨 있었다.
그에게는 비로소 목적을 달성하였다는 만족감과 기쁨이 충만해 있을 따름이었다. 그는 자기가 깨달은 진리가 너무 깊고 어려워 중생들이 이해할 수 없을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그가 깨달은 바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려 했다.
그때 범천이 이 사실을 알고 그 진리와 그 만족감이 자신만의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넓게 가르침을 펴라고 권고하였다.
자신이 성불한 기쁨과 만족감으로 혼자 법열(法悅)에만 젖어 있다면 그것은 진실로 정각자(正覺者)인 부처가 취할 태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분연히 자기를 박차고 일어나 가르침을 펴기 위하여 바라나시(Barabasi)의 녹야원(Migadaya)으로 향하였다.
그로부터 45년간 곳곳을 다니며 모든 중생들에게 가르침을 폈다.
15. 염화와 미소
약 3000년 전, 인도 북쪽에 있는 네팔국에 와사성이라는 도성이 있었는데, 석가모니는 그 교외의 영취산에서 많은 대중들에게 법회를 열었다.
사자좌(獅子座)에 오른 석가모니는 전일과 같이 "착하고 착한 선남 선녀들이여....." 하고는 그 이상 입을 열지 않고 오랫동안 단정히 앉아만 있었다. 모인 대중들은 오늘은 무슨 말씀일까 생각하며 기다리는데 아무리 오래 있어도 통 말이 없었기 때문에 이상하게 여겼다. 한참만에 석가모니는 대범천이 공양한 금바라(金波羅)라는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문득 들어올리며 대중들에게 두루두루 보여 주었다. 만좌한 대중들은 석가모니의 설법을 애타게 기다리다가 너무 뜻밖의 일을 보고 그 뜻을 알 수 없어 그저 멍할 따름이었다. 그때 좌중의 상좌인 마하가섭만이 홀로 석가모니가 꽃을 들어올린 뜻을 알고 미소지었다.
석가모니도 무언, 가섭도 무언, 대중은 무슨 뜻인지 몰라 농아같이 되어 만좌가 적적무언지대 (寂寂無言地帶)인 속에서 형용할 수 없는 깊고 깊은 대설법이 이루어졌다.
언어를 초월한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과 마음으로 대법문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16. 석가모니의 열반
석가모니는 구시니가라성 밖 사라수(沙羅樹)가 우거진 숲에서 열반을 맞기 위해 최후의 가르침을 폈다.
"제자들이여. 내가 떠난 뒤 각자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신에게 의지할 것이며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불법(佛法)을 등불로 삼을 것이며, 다른 사된 가르침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
그리고 이어서 : 제자들이여, 나는 내 생애의 후반 45년간에 설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 설하였고 하고자 하는 일들을 모두 다했다. 내게는 이미 감추어진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
안도 없고 겉도 없고, 모두를 완전히 다 말하였다. 제자들이여 ! 이제 내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지금부터 나는 열반에 들 것이다, 부처의 본질은 육체가 아니고 깨달음이다.
육체는 여기서 소멸되어도, 깨달음은 영원히 법과 도(道)로서 살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 육체를 보는 자는 나를 바로 보는 자가 아니고, 내 가르침을 아는 자가 진실로 나를 보는 자이다." 하고는 영원한 무여열반의 길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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