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왼쪽이 간디, 오른쪽이 타고르
샨티니께딴, 인도 동부 서뱅갈 주에 있는 작은 동네 이름이다. ‘평화의 마을’이라는 뜻으로 라빈드라나트 타골 영감이 세운 대학, ‘세계의 둥지’라는 뜻을 지닌 비스바 바라띠라는 대학이 있는 곳이다. 이 어르신은 순수한 인간의 영혼과 인성을 개발하는 차원에서 아슈람을 설립했다. 독립 후에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두루 가르치는 종합 교육 기관으로 엄청 성장했는데 비스바 바라띠 대학 또는 타골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전 글에서 인도 서쪽 끝에서 태어난 간디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타골은 인도 맨 끝 동쪽에서 태어나 같은 시대의 간디 태생지와는 극대 극을 이룬다. 당시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 아래에 있었는데 한분은 조국 독립에 혼신을 다하다가 죽고, 다른 한분은 그저 인간 내면의 혼을 일깨우다가 일생을 마쳤다. 물론 두 분이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누지만 인생길, 그 가치관이 달랐다.
대학촌인 그곳에는 타골 기념박물관이 있다. 그 안에 볼 것이 꽤 있다. 그 가운데서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은 타골 80생일에 보낸 간디 옹의 친필 축하 편지이다. 긴 미사여구가 아니다.
“Four score is not enough, one more score."
우리말로 풀어 쓰면 80세로는 부족하니 20세를 더 사시라는 함축된 시적인 멋진 표현이다. 여든 살의 표현을 20개의 네 개, 거기에 또 하나의 스물이라. 참 멋지다. 한시에서 느끼는 듯 함축된 의미가 있다. 어떤 긴 글보다도. 그런데 안타깝게도 타골 할배는 이듬해 여든 한 살로 이 세상을 떠난다.
이 박물관에는 191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장과 상패, 그리고 순금으로 된 기념 매달이 있었다. 그런데 2004년 3월, 인도의 명예와 자부심을 보여주는 이 메달을 도둑맞아 버렸다. 인도 전역이 난리 날 수밖에! 어디 이게 순금, 그 값을 따질 그럴 물건인가. 11억 인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부끄러운 사건이 아니겠는가. 인도의 신문, 방송은 말할 것 없이 CNN이나 BBC 등 해외 매체들에도 난리가 났다. 샨띠니께딴에서는 통사정을 했다. 어디에라도 가져다 놓기만 해라,
죄 값을 따지지 않겠다는 등등의 홍보가 꽤 길어졌다. 그러나 이 순금 매달은 끝내 되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스웨덴 한림원에서 새로 순금 노벨 문학상 기념 메달을 다시 만들어 보냈다. 이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1901년부터 지금까지 역대 노벨상 수상이 수여되면서 도둑맞아 다시 만들어진 일은 없었다고 한다.
타골의 시나 소설은 지금도 인도 사람들에게 빛과 희망이며 영혼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늘 힘차게 불려지는, 학교에서건 군부대에서건 공식적인 행사장에서 인도가 인도이게끔 하는 것이 바로 인도의 국가이다. 타골 할배 양반이 작사 작곡을 손수하신 것이다. 참고로 우리말 번역을 첨부 한다.
그대는 모든 이의 마음을 다스리는 이,
인도 운명의 시혜자라네.
그대의 이름은 펀잡, 신드, 구자라트와 마라타,
그리고 드라비다와 오릿싸와 벵골의 마음에서 일어난다네;
이는 빈디아와 히말라야 언덕들에서 메아리치고,
야무나 강과 갠지스 강의 노래와 섞인다네 그리고,
인도양의 파도에 의해 흥얼거려진다네.
그것들은 그대의 축복을 위한 기도이며 그대를 찬양하기 위해 노래 부르는 것이라네.
모든 이를 지키는 것이 그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나니,
그대여, 인도 운명의 시혜자여.
영원히 승리하소서. 승리하소서. 승리하소서.
2003년, 이 대학에 있는 인도-티벳학과의 5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가 클 수밖에. 귀빈으로 초청 받은 분은 바로 이곳의 달라이 라마였다. 경호상의 문제로 꼴까따에서 식을 치루었는데 인도에서 처음으로 불교학, 티벳학을 처음으로 정식 학문으로 인정하고 그리고 학위를 주는 곳이라 감회가 남다르시며 앞으로도 계속 학문적 성과를 내길 바라신다고 축복해주셨다. 인근의 망명 티벳인들까지 모두 모여 성황을 이루었으니 샨띠니께딴의 조그만 학과에게는 큰 영광이었으리라.
필자는 이러한 순수한 인간 숭고한 영혼의 사람을 만들어내는 학교가 우리나라에도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1년 11월 맑고 파아란 히말라야의 가을 하늘 아래서,
청전 합장 합니다.
[출처] 타고르의 마음, 간디의 마음|작성자 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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